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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는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통일국가는 더욱 그러했다. 전세에서 정치가는 수두룩하게 많았으니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야망은 여전히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었으나 아무도 지배자의 자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또 동경과 애욕이 있었기에 그러했다. 지배자가 영생의 권능을 모두에게 누리게 해 준것은 그다지 오래전 일이 아니었다. 그때보다는 덜하지만 모두 신체(新體)의 넘치는 생기에 뿌듯함과 벅차오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생명을 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에 쌓이고 쌓인 애욕은 영생에 대한 감사에도, 지배자로써의 경외에도 비할 것이 아니었다. 정은 광기와 집착으로 변해갔다. 고지에 홀로 고고히 서있는 지배자였기에 질투는 심하지 않았다. 다만 정인으로부터 주어진 영겁의 시간동안 한계를 모르는 육체를 몰아붙여 다른 수컷들보다, 하나뿐이 정인보다 강하게 만들 뿐이었다.

지배자는 모두를 사랑했으나 그 정도에 차이는 일말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