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4분
고래가 없다. 우리에게는 고래가 없다
엄지발가락의 껍질이 일어나는 밤
주황빛의 무저갱을 유영하는 귀신고래가 우리에게 없다
창 밖에서 외발로 뛰는 애들은 어디 구석에 지느러미를 두고 온 걸까
고래가, 고래가 없는 밤
아버지가 닭잡는 칼로 마루를 열 두번 내리치니
뺨맞은 동생들처럼 습기가 엉겨붙는다
하루의 시작이 왜 백명과의 악수입니까
돌아가며 인사하자, 그러고는 금방 잊는다
머리카락을 빌리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요
목화꽃이 보고 싶습니다. 사실은 꽃이 피기 전에 따 먹고 싶지만...
고래가 아직도 없습니까?
탕탕 오롯이 열 두번
나는 구멍난 양말이 부끄러워 목이 긴 신발 안에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