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eorim

TD 01

마티는 이따금씩 러스티의 목줄기를 그대로 잡아 비틀어버리고 싶다는 거센 충동을 느꼈다. 구부정한 등을 앞으로 숙인 채 조용히 앉아있는 뒷모습을 보면, 슬그머니 다가가 그의 뒷목부터 부여잡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그것을 상상하고 있노라면 손바닥 아래 닿은 피부 너머 불규칙하게 꿈틀거리는 맥박까지도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언젠가의 더블 데이트에서 러스티가 했던 말들의 조각이 둥둥 떠올라 맴돌았다 흩어졌다. 소름이 돋은 듯 오톨도톨하고 축축한 목줄기의 피부가 두꺼운 손바닥에 감겼다. 파충류를 꽈악 쥔 것만 같았다. 그대로 손아귀에 힘을, 조금만 더,

"마티."

테이블에 머그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올려다보니 여느때와 다름없이 퀭한 러스트의 눈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티는 주먹을 쥐었다. 손바닥이 자신의 땀으로 젖어 차갑고 축축했다.


#True Detec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