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eorim

Guard Duty

―거울을 마지막으로 제대로 들여다본 게 언제였던가? 까칠한 턱을 괜스레 쓰다듬어본다. 아마도 캠프 마틸다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때였던 듯하다. 이런 시기에 잘도 면도령이 떨어졌군, 하고 브랫은 생각했다. 보급이 끊긴 팩 주스 대신 모래 먼지를 마시며 차폐물 뒤에 엎드려 전방을 주시한 지도 몇 시간이 지났다. 당장 시계를 보지 않더라도 태양의 위치를 보며 정확한 시간을 계산할 수 있겠으나 브랫은 그러지 않았다. 의미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건조한 숨을 내쉼과 동시에 콧잔등과 헬멧 벨트를 타고 짜디짠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간질간질했다.

"브랫. "

자갈과 모래 밟는 소리가 나고 이윽고 엎드려있던 브랫의 옆자리에 그가 나타났다. 목소리를 듣기 전에도, 돌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Sir."

"아무런 일도 없나?"

"애석하게도."

네이트는 자신의 망원경을 꺼내 전방을 살펴본다.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모를 염소들이 황야에 드문드문 난 거친 풀 사이를 지나가고 있을 뿐, 인기척 없이 조용한 풍경만이 눈에 들어왔다.

"이러고 있으면, 전쟁이란 참 현실감 없는 사건같지."

"저 염소 떼들이 대응사격을 해오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브랫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고 그런 그의 말에 네이트는 빙그레 웃었다.


#Generation K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