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 03
후텁지근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다.
매기가 내어온 레모네이드의 얼음이 달그락 무너지며 녹았다. 러스트는 방충망 너머 정원에서 오드리와 메이시가 뛰어노는 것을 보았다. 매기는 러스트의 침묵을 불편해하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소꿉을 잔디에 늘어놓고 앉아 놀던 두 아이는 이윽고 무슨 일인지 투닥투닥 싸우기 시작했다. 매기가 종종걸음으로 정원으로 나갔다.
러스트의 시선에는 파트너의 책상 위에 놓인 액자에 개인적인 관심은 전혀 없었는데, 그 순간의 행동은 단지 몸에 익은 관찰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때를 놓치지 않고 마티는 특유의 붙임성을 발휘하며 책상 명패 너머로 액자를 들이밀며 자신의 가족들을 소개했다. 내 부인, 매기. 여기 금발인 아이가 큰 딸 오드리, 그리고 이쪽이 작은 딸 메이시. 러스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오드리는 마티와 무척 닮았다. 피가 어떻게 이어지는 것인가를 생각했다. 부인이 미인이군. 러스트가 툭 던졌다. 마티는 러스트가 그런 말을 할 줄 몰랐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는데, 러스트로선 칭찬을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기에 그런 마티의 얼굴을 멀뚱하게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시선은 곧 떨어졌다. 러스트는 자신의 딸을 생각했다. 그 아이도 나와 닮았던가. 잊을 수 없는 얼굴이지만 닮은 점을 찾으려 하자 이미지는 연못의 파문처럼 흩어졌다. 노트를 펼쳐야 한다. 러스트는 눈을 감은 채 눈가를 손바닥으로 비볐다.
#True Detec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