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etite
바네사가 변함없이 당근케이크를 만들어 면회를 왔다. 세스가 제일 좋아하는 크림치즈 프로스팅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사실 바네사의 다른 요리는—실력 여하와는 별개로—세스의 취향과는 달랐으나 이것만큼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그걸 알고 있는 바네사는 매년 그의 생일이 되면 이 케이크를 가지고 찾아왔다.
좀 더 자주 와서 보면 좋을 텐데. 바네사는 테이블에 턱을 괸 채 세스를 바라보며 그런 말을 하고, 세스는 그렇긴 하지, 하고 말문을 열고서 그녀의 기분에 맞추기 위해 다른 놈들이 눈독 들일까봐 곤란하다는 둥 적당히 이런저런 말을 했다. 그녀는 그 말을 들으며 그저 입꼬리만 올렸다.
면회실에서는 금지된 행동이 몇 가지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행동들. 세스는 테이블 아래로 맞닿은 바네사의 무릎에 손을 뻗는다. 허벅지로, 안쪽으로, 차가운 살결에서부터 좀 더... 바네사는 곤란한 웃음을 지으려는 듯 눈썹을 올리지만 세스의 시선과 손을 피하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짧은 치마를 입고 허벅지를 덮는 매끄러운 밴드 스타킹을 신고 찾아왔다. 혹은 지금 상황과는 반대로 바네사의 긴 다리가 세스의 다리에 얽혀오는 날도 있었다. 간수의 저지로 그들의 은밀한 장난은 중단되었는데, 그럴 때마다 바네사와 세스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시치미를 뚝 뗐다. 줄곧 정해져 있는 순서였다.
허용된 면회 시간이 끝났다. 간수가 이 사실을 알리고, 그러면 바네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치 잊었던 것을 방금 떠올린 양 마지막 말을 꺼낸다. 그래, 맞아. 당신 동생 말이야.
그녀는 짧은 소식을 던지고 곧바로 퇴장했다. 세스는 가득 베어문 뒤에도 한참 남아있던 달디단 프로스팅의 맛이 가셨음을 느끼며 감방으로 향했다.
리치는 더이상 사워 웜즈를 좋아하지 않는다. 몇번 들어도 이름이 헷갈리는 멕시칸 음식들을 찾는다. 5년이란 세월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취향이 있다면— 세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목덜미와 가슴팍을 핥고 깨무는 리치의 뒷통수를 감싸쥐었다.
#From Dusk Till Dawn (TV se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