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 02
등 뒤에서 자신을 휘감아오는 깡마른 손 끝에 절어있는 담배 냄새와 몸무게와 함께 뭉근하게 누르듯 풍겨오는 퀴퀴한 체취에 마티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얼굴을 찌푸렸다가 생각했다. 어이, 뭘 기대한거야? 헛웃음이 입가를 비집고 나왔다. 매기나 리사와는 다르다. 그렇게 생각했음에도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묶여 익숙해졌던 관계가 뒤집히자 얼마나 낯설게 느껴지는가 하고 이제서야 실감하는 것이었다. 헐떡이는 러스트의 숨소리가 들려왔는데 내뱉는 숨이 닿는 목덜미가 뜨거웠다.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을 것 같은 이물감과 고통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부엌은 잘못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애초에 선택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었겠지만. 카운터 탑의 모서리를 부여잡은 마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옆에 놓인 위스키 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키고 싶은 기분이었다. 뒤에서 쳐올리는 움직임에 하마터면 벽에 머리를 부딪힐 뻔 했던 마티는 거친 숨을 뱉었다.
#True Detective